세벌식의 파편화에 대한 생각

어제, ‘세벌식 모아치기 e-2017’ 자판을 고안한 신세기님이 내 블로그에 찾아와서 OpenWnn Korean의 소스를 공개해줄 수 있냐는 문의를 하셨다.

물론 소스 공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repo 주소를 알려드렸지만, 그 후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서 정리를 해 본다.

왜 신세기님이 OpenWnn Korean의 소스를 원하셨냐 하면 자판 배열을 더 추가하시려고 그러시는 것 같다. 팥알 님의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있는 배열들을 이식하신다는 것이다.

온라인 한글 입력기는 원래부터 알고 있었지만, 지원하는 자판이 정말 많다. 기본적인 표준 두벌식이나 세벌식 390, 최종부터 시작해서 신세벌식 계열, 세모이, P계열, 20XX계열 등은 물론이고, 옛한글 자판도 모자라서 옛 표준 네벌식 타자기나 공병우 타자기 배열 등 알려져 있는 배열은 모두 지원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배열이 다양하다는 것은 나쁘게 말하면 통일성이 없고 파편화되어 있다고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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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가지 표준안이 서로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의 필요에 맞는 표준을 제정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쟁하는 표준안만 하나 늘어났다는 내용의 만화이다.

세벌식 자판의 표준은 필요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표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지금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물론 새로운 자판을 개발·연구하는 분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고, 하루빨리 대표적인 배열이 나와서 국내 복수 표준이 되었으면 한다.

개인적인 의견

세벌식의 표준안은 딱 2가지로 압축되었으면 좋겠다. 공세벌식 하나, 신세벌식 하나로.

개인적으로 신세벌식이 PC에서나 스마트폰에서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키 수도 적어서 숫자열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잘만 만들면 세미콜론이나 따옴표 자리도 뺏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되면 영문 QWERTY 배열과 완벽히 호환되는 것이다. 다만 신세벌식을 써본 적도 있고, 정말 잘 썼던 기억도 있지만, 지금 신세벌식을 쓰지 않고 있는 것은 Windows나 macOS에서 기본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이유 뿐이다.

내가 사용할 줄 아는 신세벌식은 신광조님의 1995년 원안뿐이지만, 신세벌식 표준이 나오면 바로 그 쪽으로 옮겨 갈 생각이다.

이상 오늘 잡소리 끝.

작성일자: 2017. 06. 23.